주체105(2016)년 3월 1일
장편소설 《고요한 격전》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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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대원들앞에서 명중사격의 원리들을 하나하나 가르쳐주던 김봉빈은 망원초의 련락을 받자바람으로 근 10리나 되는 눈길을 어떻게 달려갔는지 몰랐다.

뜻밖에도 곽영무가 도착했다는 련락이 왔던것이다.

두달전에 헤여졌던 곽영무도 보초소동무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땀이 나게 걸어오고있었다.

그의 뒤로 두툼한 솜옷을 입고 하얀 양털목도리를 두른 처녀가 숨이 차서 따라 걸었다.

너무도 반가와 봉빈이는 미처 그 처녀한테는 관심을 돌리지 못했다.

무작정 거쿨진 몸의 영무를 붙안고 빙빙 돌아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난 한달쯤 더 있어야 나타날줄 알았는데.》

《일이 그렇게 됐네. 좀 급한 일이 생겨서…》

봉빈은 당장 낯색이 무거워져서 곽영무를 주시했다.

곽영무는 손을 한번 가볍게 내젓고 부러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할건 아니니 마음놓게.》

《글쎄 무슨 일인가?》

《아, 천천히 얘기한다니까.》

봉빈은 그제서야 말뜻을 알아차리면서도 안심치 않아 물었다.

《그래, 정말 몸은 일없나?》

《보다싶이 이렇게.》

곽영무는 두팔을 쩍 벌려보였다.

봉빈이는 비로소 저도 같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몸이 성하다니 됐네, 됐어!》

곽영무는 뜨거운것을 삼켰다.

국내공작의 나날 저도 그랬지만 봉빈이 역시 먼길 떠난 자기를 얼마나 걱정했는가 하는것이 그 한마디 말에 다 담겨져있었던것이였다.

또다시 부둥켜안고 한참이나 그렇게 떨어졌던 정을 나누고서야 곽영무는 뒤쪽에서 제풀에 감격하여 눈굽을 찍고있는 처녀를 소개했다.

《알고 지내오. 심혜영이라고 이번 공작길에서 만나 함께 오는 동무요.》

봉빈은 어디선가 들은 이름인데 인차 떠오르지 않아 아련해보이는 처녀의 얼굴만 여겨보다가 무릎을 쳤다.

《그렇지, 심혜영. 동무이름이 진짜 심혜영이요?》

혜영은 물론 곽영무도 의아해서 봉빈이를 쳐다보았다.

봉빈이는 다짜고짜로 혜영의 두손을 모아잡으며 물었다.

《동무 장철석을 아오? 장철석!》

혜영이 한손으로 입을 막으며 굳어졌다.

《어마나… 그일 어떻게?》

《맞구만. 동무 장철석의 애인이 맞지? 구창광산마을에서 살던… 그렇지?》

혜영은 그저 놀란 눈으로, 반신반의의 격정이 북받친 눈으로 봉빈이를 쳐다보기만 하였다.

곽영무가 한발 나서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인가?》

《사연도 기막힌 사연이지. 세상에 참!》

봉빈이 혜영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혜영동무, 철석이 그 사람말이요. 여기 상풍광산에 와있소. 부산까지 끌려갔다가 도망쳐서 여기로 왔소. 지금 잘 싸우고있소.》

혜영은 두손으로 얼굴을 싸쥐고 돌아서며 그자리에 폴싹 주저앉았다.

봉빈이는 서두르듯이 곽영무에게 장철석이 북주하양주공장시절의 누구라는것을 알려주었다.

《뭐? 그 더벅머리?!… 그가 여기 나와 광산지하조직을 책임졌다? 원 이런!》

너무도 예상밖의 일에 곽영무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입만 항 벌리고있었다.

그의 반가움과 기쁨까지 겹쳐오른듯 심혜영의 두어깨가 점점 더 세차게 물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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