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5(2016)년 3월 1일
장편소설 《고요한 격전》
제 6 장

5

임일광은 장철석에게 긴급상면을 요구했다. 상면장소는 약속한대로 소나무숲이 우거진 3호지점이였다.

장철석은 밀정의 눈을 피하느라 계획했던 시간보다 한시간나마 지나서야 광산을 떠났다. 속이 까매서 달려갔을 때 임일광은 예나다름없이 먼저 와 기다리고있었다.

《무슨 일이요?》

장철석은 목소리가 떨렸다.

임일광은 빙그레 웃었다. 불길한 소식은 아니니 안심하라는 뜻이였다.

한가닥 안도의 숨은 나갔지만 장철석은 가슴이 그냥 후두둑거렸다. 적후투쟁에서의 긴급상면이 보통 문제이겠는가.

임일광은 좀 미안한 표정으로 나직나직 말을 이었다.

《며칠전에 우연히 서장방에 들어갔다가 〈동해호텔〉에서 총독부 경무국의 모리무라 다다시라는 놈이 자기 첩자들과 비밀리에 만나군 한다는걸 알았소. 호텔에 좀 찔러봤는데 확실한 정보요. 호텔안에서 빨리 우리와 손잡을 사람을 한명 찾아내자는것이요. 성공만 하면 그야말로 놈들의 염통을 거머쥐는거나 같지 않소.》

물론이다. 하지만 장철석은 고개를 저었다. 어쩐지 범의 아가리에 손을 넣는것 같았던것이다.

《가능하겠소? 그 호텔이야말로 순 일본놈들 전용인데…》

《뚫어봐야지!》

대답하는 품이 아직 이렇다할 선은 쥐지 못한 모양이였다.

임일광은 스스로 자기 대답에 화를 내듯 인차 정정했다.

《내 어떻게든 뚫고들어가겠소. 아무리 일본놈 전용려관이래두 조선땅안에 있고 또 조선사람 한둘이 있는것도 아닌데 아무렴 다 일본놈 편이겠소. 날 믿소.》

장철석은 전에없이 엄하게 말했다.

《여보, 자신있어 하는건 좋은데… 큰 강 건너 여울목에서 넘어진다는 말 있소.… 솔직히 임동무의 위치는 이 장철석과는 대비할수조차 없이 중하다는걸 모르오?》

《자 이거, 철석동문 언제부터 이렇게 어마어마한 말을 하게 됐나? 항차 자기는 총독부 경무국의 〈보호〉속에 있으면서!》

《뭐요?》

《하하하… 하하하…》

임일광은 어깨를 들썩들썩하며 웃었다.

장철석도 끝내 웃고말았다.

제 마음의 불안을 가셔주려고 왼심을 쓰는 임일광이 고마왔던것이다. 하긴 내 신변안전도 이 사람이 맡고있다지 않는가.

얼마간 동안을 두었다가 진지하게 물었다.

《임동무, 정말 일없겠소?》

《자 이런, 믿으시라니까.》

《그럼 좋소. 조심하오.》

《알겠소.》

이번엔 간단히 만나고 헤여졌다.

광산마을로 돌아오니 《소나무》로부터 또 상면신호가 왔다. 며칠전에 누구도 모르게 밀정놈이 살았다던 곳으로 떠나보냈던 《소나무》였다. 예정날자보다 빨리 돌아왔다. 상서롭지 못한 일이라도 생겼는가?

《소나무》는 만나자 바람으로 흥분부터 터쳤다.

《놈의 말과 하나도 틀리는데가 없습니다. 빈틈없이 짜고들었습니다. 어느 한사람 밀정놈이라는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정말 교활한 놈들입니다.

놈들이 얼마나 품을 들였는지를 알수 있습니다.》

장철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놈들이 이 광산의 지하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보통품을 들이지 않았다는것이 새삼스레 알렸다.

정말이지 《참나무》가 아니였다면 어쩔번 했는가.

《동해호텔》이 가슴에 콱 마쳤다.

진짜 일없을가? 내가 끝까지 승인하지 말아야 했었는게 아닐가?

걱정말라고 자신만만해 하던 그의 모습이 오히려 가슴을 더 조이게 했다. 바야흐로 2계단작전이 무르익는 때가 아닌가.

호박쓰고 돼지우리에 들어가게 한건 아닐가?

하긴 범을 잡으려면 범의 굴에 들어가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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