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5(2016)년 3월 18일
《생명》

제 4 장

5

모든 물체의 운동에는 관성이라는것이 있다.

운동하는 물체는 계속 운동하려고 하며 정지하고있는 물체는 계속 한자리에 멈춰서있으려고 한다. 따라서 운동하는 물체를 정지시키거나 멈춰서있는 물체를 움직이게 하려면 일정한 힘을 가해야 한다. 이것이 관성의 법칙이다.

로철정은 인간의 정신적인 령역에도 이와 류사한 법칙이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허금호의 경우가 그러했다.

그를 자기 궤도에 들여세워 이전과 같이 부단히 운동하게 하려면 그의 정신활동에 그 어떤 충격적인 계기가 있어야 했다.

철정은 이러한 충격을 오직 자신만이 마련할수 있다고 단정하였다. 그것은 허금호의 정신활동에서의 변화를 제일 가까이에서 목격하고있으면서도 지금껏 속수무책으로 방임해온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한때문이였다.

철정은 인간의 감정과의 사업을 잘하지 못했다고 하던 내각참사의 말이 떠오를 때마다 이 문제를 통절히 느끼는것이였다.

사실 며칠전에 올라왔던 허금호의 태도는 이전과 많이 달랐다.

철정은 그때 허금호가 내려가기 전에 수표한 년로보장신청서를 요구할줄 알았는데 죄스러운 일이라도 한듯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린데 대하여 지금에 와서야 깊이 생각하게 되였다.

허금호는 이미 년로보장신청을 포기한게 분명하였다.

실지 몸이 괴로와 며칠 나오지 못할수도 있지 않는가.

그때는 실태료해조의 사업보장을 위하여 마주앉아있던 때여서 허금호와 다시한번 흉금을 터놓을 기회를 마련할수 없었다. 허금호는 분명 자기를 전혀 관심하지 않는듯 한 철정의 태도에서 노여움을 느끼고 아무 말도 없이 내려가버린것 같았다.

철정은 허금호와의 관계에서 다시금 허점을 낸 자신을 후회했다.

허금호가 없으니 일이 바쁜건 둘째치고 때없이 정신적공허감이 밀려들면서 그에 대한 련민과 그리움 같은것이 마음속에 뻐근히 고여올라 진정을 못하게 하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발전소건설을 자체로 하려고 설비와 자재, 자금을 찾아 아득바득 애쓰면서도 동지들이 병들어 손들고나앉는것을 방임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를 얻기 위하여 열백을 잃는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철정은 언제건설장의 현장지휘부에서 새벽을 맞으면서 줄곧 허금호 생각에 시달렸다.

오늘 오전중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허금호를 만나기로 마음먹었다.

날이 밝기도 전에 전화종이 멎을새없이 울렸다.

텔레비죤록화물편집을 위해 나갈테니 사업보장을 해달라는 전화며 물길굴전투장에서 석수가 터져나와 밤새 악전고투했다는 전화에 이어 자체탄갱의 전력공급중단으로 세멘트공장과 련관기업소들에 무연탄공급을 줄여야겠다는 전화들이 련이어 걸려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급한 소식은 30만산심부의 커다란 공간에서 발파의 진동으로 인한 붕락의 징후가 점점 커지고있다는 소식이였다.

이것이야말로 급보중에서도 불길한 급보였다.

거기서 커다란 붕락이 오게 되면 사방에서 뚫고들어간 폭약갱들이 그 여파로 무너져버리거나 심한 균렬이 생겨 폭파효률을 떨구게 될것이다.

우선 거기부터 올라가보아야 했다.

그는 급히 장화를 신고 수지안전모를 집어썼다. 나가려고 나들문손잡이를 잡으려는데 문득 허금호 생각이 또다시 떠오른다.

그가 있다면 현장실태를 오손도손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대책을 세운 뒤 함께 올라가볼수도 있지 않겠는가.

철정은 어서 올라가볼 생각으로 아침식사마저 잊어버리고 덤비였다.

직일을 서던 시공참모가 식사를 하고가라고 귀띔을 해서야 이른 조반을 먹고 산으로 올랐다.

이전엔 허금호와 팔을 겯고 오르던 길이다.

혼자서 헐떡거리며 오르자니 이즈음에 와서 만성질병처럼 따라다니는 외로움이 심신을 결박해버렸다. 허금호와 격렬한 의견상이로 마찰을 일으킬 때에는 그만 없으면 시끄러운 일도 없어지리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았다. 무엇인가 없어보아야 귀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과 같이 허금호가 없는 지금에야 그가 얼마나 귀중했던가를 뼈저리게 느끼는것이였다.

동지를 건져준다고 그에게 치명적인 딱지를 붙여 모욕을 느끼게 하는것이 아니였다.

그가 정녕 비겁분자, 투항분자라면 그와 비슷이 안절부절하는 사람들을 죄다 대오밖으로 떠밀어버려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되면 우리의 힘으로 하겠다던 이 건설은… 끝없이 일어번지는 상념의 회오리는 심장의 고르로운 박동을 훼방하면서 안정을 못 찾게 했다. 속이 떨렸다.

어버이장군님께 자체의 힘으로 하겠노라고 맹세다질 때 세멘트와 철강재, 자금 같은것만을 념두에 두었지 사람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사실은 그것이 선차였던것을.

구름 같기도 하고 비말 같기도 한 흰안개가 오를수록 짙게 떠돌았다.

신동진네 폭약갱입구부근에 이르렀을 때였다.

젊은이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코앞에서 들려왔다. 신동진과 손철남을 비롯한 막장성원들이 발파가스가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쉬고있었다.

숨이 턱에 닿게 올라왔으므로 젊은이들의 이야기판을 깨뜨리지 않자고 철정은 떨어진 곳의 바위우에 걸터앉았다. 안개덕에 돌격대원들의 눈에 뜨이지 않았다.

《법동농민》의 자손인 목대 헐끔한 총각이 (그는 얼마전부터 대발파지휘부의 직관선동을 맡아하면서도 정든 소대를 떠나기가 아쉬워 짬짬이 막장일을 도왔다.) 우습강스러운 어조로 말하고있었다.

《동진형님, 참 이상해요. 미경동지 말이예요.

동진형님이 없을 땐 흐린 날이다가도 형님만 나타나면 금시에 해해 호호하고 활짝 개여요.》

그러자 동진은 《모르는체 해. 그저 그렇고그런거야.》 하면서 철남의 코잔등을 손가락으로 튕겨주는 모양인지 《아야야.》 하면서 엄살쓰는 애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정은 웃음집이 흔들리는것을 참으면서 앉아있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여 꼬마학자, 뭘 구상해?》

철정은 동진이 이전부터 나이를 초월하여 씨알머리있는 엉뚱한 소리를 종종 하는 법동내기를 학자라고 부른다는걸 알고있었다.

학자는 싱글싱글 웃는 소리로 대답했다.

《내 말 좀 들어보라요. 사랑이란건 말예요, 바치는거래요.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호상존중이예요. 사랑을 말로 고백하는건 사랑의 시초 일뿐이예요. 들어가보아야 굴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수 있듯이 함께 손잡고 달려보아야 그 사랑이 거짓인지 진심인지 알수 있거던요. 사랑이란 묘하고도 복잡한 사회적결합의 가장 초보적인 형태라고 했어요.

이를테면 상대방이 사회적존재로서의 마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도와주는게 곧 사랑이란 말이예요.》

철정은 사춘기를 갓 벗어난 손철남의 구변에 저으기 감탄했다. 신동진도 감탄해마지않았다.

《허, 이 친구 점점 엉큼해지는데. 나이를 속인게 아니야? 그야말로 인생철학자답군! 한생 내 모사를 시켰으면 좋겠는걸. 그런건 다 어데서 배워두었나?》

동진의 물음에 철남이 자부심을 느끼며 대답하였다.

《헤, 사실 나에겐 누나가 다섯이나 되는데 시집간 누나 셋이 모두 기막힌 련애담을 가지고있거던요. 거기서 기본은 련애편지예요.

통신원노릇은 내가 했는데 세상에 련애편지처럼 재미있는 글이 없더구만요. 몰래 뜯어보았다가 빵짱이 나서 셋째누나한테 종아리를 맞은적도 있었지만 비밀만은 끝까지 지켜주었어요.》

《그것 참 훌륭한 인생살이체험인데.》

신동진도 호기심을 누르지 못했다.

《련애편지란건 말예요, 글로 쓰는것도 있지만 눈으로 주고받는것도 있어요. 동진형님과 미경동지의 련애가 바로 눈빛련애라고 할수 있지요.

이제 보라요, 미경동지를 녀자라고 얕잡는 눈빛을 조금이라도 보일 땐 시한탄처럼 탕- 하고 튀는걸. 미경동진 자존심이 보통이 아니거던요.

이 세상에서 한껏 무르익어가던 사랑이 파탄되고마는 원인의 70프로이상이 호상 자존심을 존중하지 못한데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 미경동지를 녀자라고 얕잡아보지 마십시오. 착암기도 눈 꾹 감고 배워주란 말이예요.》

《그건 안돼. 책임자동지가 알면 큰일이야. 그런 인정은 베푸는게 아니야.》

철남이가 목소리를 낮추어 수군거렸다.

《미경동지 말이예요, 책임자동지가 다신 착암기를 잡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타일렀는데도 어떤 때는 우리가 쉴참에 몰래 잡아보군 해요. 팔힘단련도 부지런히 하구요. 물초롱을 들고 단숨에 100메터거리를 달리는것은 헐치 않은 일인데 국제경기를 앞둔 유술선수나 권투선수맞잡이로 이악하게 해내거던요.

내가 전에 팔씨름했던 내막을 다 털어놓으라요?》

철남은 미경이가 가까이에 오지 않았는가 해서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했다.…

미경은 어느날 신동진에게 착암기를 한번만 딱 돌려보자고 했다. 신동진은 책임자로부터 그런 일을 시키면 안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서도 감질이 나서 못 견디겠냐고 딱 잘라맸다.

《야, 소대장동지, 한번만 눈감아줘요. 계속 하겠다는것도 아닌데…》

《그럼 좋아. 한가지 조건이 있는데 손철남동무와 팔씨름해서 이기면 딱 한번 돌려보게 하지.》

신동진은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그런 조건을 내놓았다. 그런데 결과는 상상을 뒤집어엎었다.

철남이가 맥없이 지고만것이다. 신동진은 어이가 없어서 약속한대로 미경에게 착암기를 양보해줄수밖에 없었다.

미경이가 착암기를 돌리자마자 신동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책임자동지가 오시는것 같애. 그만하라구.》

그 소리에 미경은 화들짝 놀라서 착암기를 넘겨주었다. 신동진은 걸싸게 착암기를 돌렸다.

《빨리 가서 콤퓨터나 배우라구.》

아무리 돌아보아야 책임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피, 거짓말.》 미경은 샐쭉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다짐을 주었다.

《책임자동지에겐 말하지 마세요.》

《말하지 말라는 말까지 다 고해바칠테요.》 신동진이 능글거리며 약을 올렸다.

《야, 정 그럴내기예요? 내 한가지 비밀얘기 할테니 제발 내 말 들어줘요.》

《그럼 약속하자구.》 신동진이 여전히 착암기를 돌리면서 눈을 끔쩍했다.

《전번에 팔씨름했을 때 말이예요, 철남동무가 우정 졌어요.》

《나도 그런줄 알았소.》

《흥, 거짓말쟁이. 그런데 왜 착암기를 주었댔어요?》

《처녀소원 한번 풀어주려고 그랬지, 하하하…

그날부터 미경동무는 철남이의 직관공작이 끝난 뒤에는 붓을 깨끗이 씻는다, 작업복을 빨아주면서 곱게 보이려 했다는걸 누가 모를줄 알구? 세상에 비밀이란 없단 말이요.》 둘은 마주보며 재미있게 웃었다.…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하던 철남이의 두눈이 반짝했다.

철남은 《아, 또 있어요.》 하며 무슨 큰 발견이라도 한듯 이마를 쳤다.

《이건 미경동지가 나한테만 들려준 꿈얘기인데요. 비밀로 지켜주지요?》

《사내가 쬐쬐하게 다짐받기나새나. 날 몰라서 그래?》

철남은 신동진이 수다쟁이가 아니라는것을 알고있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장미경이한테서 들은 꿈이야기를 자초지종 들려주었다.

…미경은 요즈음 저녁마다 경숙에게서 콤퓨터를 배우고있었다. 그날도 늦게까지 콤퓨터를 배우다가 새벽녘에 굳잠에 들었는데 그만에야 꿈나라에 갔다.

꿈이 너무나 방불하여 그날 낮에는 철남이에게 얘기해주었다.

《꿈에 말이야요, 미경동지가 착암기를 잡고 열두개나 되는 폭약구멍을 단숨에 다 뚫렀다는거예요. 그곁에서 대견하게 미경동지의 잔등을 두드려주던 소대장동지가 착암수로 발전한 미경동무도 도화선에 불을 붙여보아야지.라고 하니까 미경동지는 의젓하게 해야지요. 하고 대답했다더구만요. 그러자 곁에 있던 내가 자, 새 라이터예요. 하면서 자기한테 주더라나요.

막장에 줄줄이 드리운 도화선앞에 섰을 때 소대장동지가 이렇게 말하더래요.

미경동무, 사실 동무에게 이런 일 하게 하는건 엄중한 위법이요. 소대장이 조직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단 말이요. 자신없으면 그만두고 나가오.

그 소리에 미경동지는 새침해서 톡 내쏘았대요.

누굴 놀리는가요? 그러자 소대장동지는 눈이 떼꾼해서 입을 씰룩거리더래요. 그리고는 이내 점화! 하고 저력있게 구령을 내렸대요. 소대장동지와 내가 맡은 도화선에 불이 달려 칙하고 타들어갈 때 미경동진 한개밖에 못 달고 벌벌 떨었다나요. 첫번째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난 뒤 로케트분사구에서 내쏘는 불줄기같은것이 쏴- 하고 뒤로 내뿜는 바람에 얼이 다 빠졌던거래요. 소대장동지와 내가 미경동지의 도화선에 불을 마저 달자 철수구령을 떨구기도 전에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맨먼저 뛰여나갔대요. 밖에 나오자 미경동지는 겁났댔어요. 첫 도화선에 치직하고 불이 달리는 순간 쾅하고 터지는것 같아서 속이 떨려 다음도화선에는 불을 달지 못했던거예요. 녀잔 역시 녀잔가봐요. 하지만 다음부턴 안 그럴 자신이 있어요. 하면서 사죄했다나요. 그러니까 내가 미경동진 꼭 모임때 자기비판하는것처럼 말하네. 누가 뭐라나요. 나도 처음엔 그랬는데. 아니 더했어요. 그저 그렇고 그런걸 뭐 쑥스러워할게 있나요? 하면서 어른스럽게 이야기하더라나요.

처음부터 완성된 인간이란 없는거야. 나도 군대때 처음엔 그랬어. 그런 일로 고민하지 말자구.

소대장동지의 말에 미경동진 오, 이런게 발전에 발전의 법칙이로구나. 하고 생각했다나요. 그러구보니 소대장동지하고 내가 제일 정들어보이더라나요. 꿈을 깨여보니 아쉬운데 나와 소대장동지를 막 업어주고싶더래요.》

《하하하, 거 정말 신통한 꿈이구나. 미경동문 한번 그렇게 혼이 나봐야 막장엔 다시 얼씬 안할게거던.》

신동진이 으름장을 놓듯 큰소리를 쳤다.

《그래도 미경동무가 가까이에서 향기를 풍겨야 소대장동지 일이 또…》

《요 깜찍한것!》

신동진의 손가락이 철남의 코잔등을 튕기는 소리가 들리는듯싶었다.

로철정은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세계를 들여다보는것만 같아 기분이 한결 개운해졌다. 그처럼 착암기를 잡아보고 도화선에 불을 달아보고싶었던 처녀의 엄청난 소원이 물거품이 되여 꿈으로 끝난것이였다.

그러니 이제는 콤퓨터학습에 더 열성을 낼것이다.

로철정은 처녀에게는 이처럼 곰살궂은 신동진이 얼마전에 《물강원도》라는 말에 격렬하게 반응하던 생각이 나서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며칠전 어느 학교에서 건설장에 지원을 나온 반백의 지리교원이 휴식시간에 여담삼아 봉건왕조때 리중환이라는 옛 지리학자가 서술한 《택리지》라는 책에서 《인심》편을 설명하였다.

8도강산사람들의 인심을 렬거하던 지리교원은 《강원도에 대해서는 옛사람들치고 별로 좋게 일러준이들이 없었소. 그 책에 이르기를 강원도는 산골사람들이여서 대개가 어리석다고 썼소.》라고 일단락을 짓고는 뒤말을 잇기 전에 잠시 숨을 돌리려 했다.

그때였다. 신동진이 벌떡 일어서면서 얼굴이 시뻘개가지고 목청을 높이였다.

《선생님! 강원도사람들앞에서 그런 기분 나쁜 소릴 하는 목적이 뭡니까? 이거 정말 듣자하니 자존심이 상해서 어디 견디겠습니까?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지난 전쟁시기에 잘 싸운 이 땅 인민들을 모두 전투원이라고 높이 불러주시고 장군님께서는 강원땅은 혁명적군인정신이 창조된 곳이라고 높이 평가하시면서 철령의 철쭉꽃과 울림폭포의 메아리를 선군시대의 자랑으로 내세워주시지 않았습니까. 이런 강원땅 사람들을 모독하는건 죄되는 일입니다!》

지리교원은 황황히 신동진의 말을 긍정하였다.

《아, 젊은 친구! 내가 하려던게 바로 그 말이요. 옛사람들이 어리숙하게 보아온 우리 강원도사람들을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께서는 제일 강한 인민으로 키워주셨다는 그게 내 말의 결론인데 동문 마저 들어보지도 않고 기관총쏘듯 냅다 무찔러버리는구려, 허허.》

그 소리에 주위사람들과 돌격대원들이 모두 유쾌하게 웃었다.

신동진도 자기의 과격한 성격이 우스웠던지 허허 하고 너그럽게 웃으며 뒤머리를 긁었다.

《선생님, 량해하십시오. 제 성격이 워낙 급해놔서.》

철정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미경이의 꿈이야기가 재미났다.

미경이가 혹시 그런 꿈을 가지고 갱에 들어가 또다시 착암기를 돌려보겠다고 할가봐 걱정되기도 했다.

앞이 보이지 않도록 꽉 차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였다.

이제는 신동진과 철남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였다.

로철정은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돌격대원들은 로철정을 보자 옷매무시를 바로잡으며 인사했다.

《수고들 하오.》 철정은 아무 말도 못 들은듯 아닌보살하면서 리창학연구사 있는 곳으로 갔다.

Facebook Twitter LinkedIn Google Reddit Pinterest KakaoTalk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