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5(2016)년 3월 18일
《생명》

제 4 장

8

하늘은 구름한점없이 맑게 개이였다.

신동진과 손철남은 자기들이 뚫고들어갔던 폭약갱입구에서 마지막 진흙채움을 끝내고 참나무방망이로 찰떡치듯 꼼꼼히 다지였다. 막무가내로 따라간 미경은 굴의 가장자리로 한점의 가스라도 샐가봐 찰흙을 찬찬히 이겨 발랐다.

그리고도 성차지 않아 참나무방망이를 한껏 휘둘렀다.

그가 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진흙떡이 튀여나 신동진과 손철남이의 얼굴에 묻기도 했다.

《미경동지, 잔치떡 대접이 너무 이르지 않아요?》

손철남이가 코잔등에 날아와 붙은 콩알만 한 진흙떡을 떼여내며 느물거렸다.

《대접을 먼저 받아두는것도 괜찮아!》

신동진이 이러면서 철남의 코잔등을 굵은 손가락으로 툭 튕겨주었다.

산뒤면의 폭약갱들에서도 발파준비가 끝나고있었다. 허금호는 30만산현장에서 모든 준비를 빈틈없이 하느라고 벌써 몇번이나 산턱을 달려다니며 진흙다짐상태와 도폭선 늘인 상태를 확인하였다. 드디여 여러개의 폭약갱들에서 차례로 발파준비를 끝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맨마감으로 신동진이 허금호앞에 정보로 걸어나가 《시공책임자동지! 제1폭파갱은 발파준비를 끝냈습니다. 소대장 신동진!》이라고 기백있게 보고하였다.

허금호는 최종적으로 근거리초단파대화기로 로철정과 련계를 취하였다.

《책임자동지! 30만산대발파준비가 끝났습니다. 대발파책임자 허금호!》

로철정은 고미탄천 건너편 2 000메터가량 떨어진 밋밋한 등성이우에서 허금호의 보고를 받고있었다. 등성이우에는 수천명의 돌격대원들이 붉은 기발과 단위별 명칭이 찍혀진 기발들을 자랑차게 휘날리며 대발파의 뜻깊은 광경을 보기 위하여 모여와있었다.

텔레비죤촬영가들과 기록영화촬영가들, 중앙과 지방의 신문, 방송기자들의 얼굴도 보이였다.

로철정의 곁에는 남궁일을 비롯한 지원자들과 기술자들이 나란히 서있었다.

리경숙은 자기의 대발파프로그람이 현실로 옮겨질 운명적인 순간을 앞두고 흥분되여있었다.

가까이에 서있는 로영훈도 긴장된 인상이였다.

30만산에서 마감처리작업을 끝낸 돌격대원들을 쌍안경으로 확인한 로철정이 허금호에게 지시했다.

《모두 철수하시오.》

그의 구령에 따라 허금호가 대발파준비조원들에게 지시하였다.

《철수!-》

철수구령은 내렸으나 신동진과 장미경, 손철남은 한동안 굴입구에서 서성거리였다.

몇달동안 갖은 시련을 이겨내면서 몸과 마음을 억세게 단련시켜온 그 지점이 한없이 정겨웠던것이다.

《미경동지, 생각나지 않아요? 팔씨름때 져준 내가 너무도 고마와서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리던거. 물론 꿈이긴 했지만… 바로 여기예요.》

손철남이 흙 한점없이 너럭바위만 우둘투둘한 곳을 가리켜보였다.

《기억해두라구. 우리의 청춘시절에서 가장 값높은 순간이 흘러간 이 력사의 지점을.

이제 우리의 땀이 슴배인 이 자리의 흙과 바위가 모두 구룡언제우에 옮겨져 세세년년 전기를 일으킬 때 후대들은 오늘을 노래하며 이 언제를 건설한 우리들을 력사에 기록할거란 말이야!》

《야, 이런! 소대장동지는 시인같은데가 있구만요.》 손철남이 감탄하자 《왜?! 아직 몰랐니?》 하고 미경이 불쑥 나서면서 우쭐했다.

신동진이 빙그레 웃었다.

《으음, 그랬댔구나!》

손철남은 신동진을 내세우고싶어하는 장미경을 의미있게 바라보며 입을 비죽거렸다.

언젠가 그가 미경에게 뭘하는 사람이 제일 좋은가고 물은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녀는 미리 생각이라도 해놓았던듯이 《난 시를 좋아하는 사람!》 하고 대답했었다.

장미경도 그 일이 생각난듯 방긋이 마주웃었다.

허금호는 멀지 않게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을 늦춰주고있었다.

《자, 동무들. …》

허금호가 조용히 신동진네한테 주의를 주자 그들은 활기있게 웃고 떠들며 산아래로 달려내려갔다.

로철정의 야외탁상우에 놓여있는 두개의 발파스위치곁에서 가설전화종이 요란히 울었다.

박경진이였다.

《책임자아바입니까? 방금 언제건설려단지휘부에 도착했습니다. 기다릴것 같아 전화를 겁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구요?…

허성준이 어제 부목을 다 떼였는데 결과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그가 대발파장면을 보고싶다길래 아직 퇴원은 못했지만 우리가 함께 데리고왔습니다. 곧 올라갑니다.》

로철정은 성준이 발파장면을 보러 온다는 바람에 더없이 기뻤다.

《알겠습니다. 그럼 성준동무랑 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열두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퍼그나 남아있습니다.》

박경진이 계속했다.

《그리고 또 있습니다. XX군부대 장대식상좌라구 지난 겨울 폭설이 내릴 때 기계화설비를 가지고왔던 군관동무가 말입니다. 강원도에서 30만산대발파를 한다는데 꼭 가봐야 한다면서 떠났다고 련락이 왔습니다. 딸을 꼭 만나보고싶다고 했습니다.》

《예, 장미경이라구 그런 처녀가 있습니다. 참 잘되였습니다.》

로철정은 마음이 즐거워졌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건설자들에게 친숙하게 낯익혀진 박경진의 승용차가 등성이아래에 나타났다.

차문이 열리더니 박경진비서의 뒤를 이어 담당의사와 간호원이 허성준을 부축해내리였다.

밖에 내려선 성준은 두눈을 쪼프리고 맑게 개인 구룡지구의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았다.

그는 수천명의 돌격대원들이 모여서있는 등성이를 향하여 다급한 마음으로 올라갔다.

담당의사와 간호원이 부축하며 뒤따랐다.

아들을 알아본 허금호가 대견하고 긍지로운 눈길로 성준을 마주보며 달려가 부둥켜안았다.

《네가 끝내 일어났구나, 장하다.》

아들도 아버지에게 존경어린 시선을 보내면서 정어린 목소리로 뇌이였다.

《아버지, 끝내 성공의 날을 당겨오셨군요.》

로철정을 비롯한 돌격대원들이 그들부자의 상봉을 축하하여 박수를 보내주었다.

로영훈과 신동진이 달려가 허성준의 두팔을 부여잡고 함께 걸어올라왔다.

로철정이 허리굽혀 인사하는 성준의 어깨를 부여안으며 뇌이였다.

《용사가 끝내 일어섰구만. 장하네, 장해!》

허성준은 나직한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

《책임자동지! 감사합니다.》

순간 철정은 그가 말하는 감사의 의미를 꼭 짚어 헤아릴수 없었다.

그러나 뒤미처 불쑥 그가 표하는 감사의 뜻을 깨달았다. 아버지와 자기를 다같이 이 보람찬 자리에 이끌어 내세워주었다는 의미일것이였다.

철정은 오히려 성준의 감사에 무안해지는 자신을 어쩔수 없었다.

청춘의 생명을 내대여 이날을 당겨온 성준이 더없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철정은 시간과 정황이 허락치 않아 자기의 심정을 구구히 설명할수 없었다.

그 순간 성준의 중대원들이 와- 하고 달려와 그를 에워쌌다.

《중대장동무!-》

성준을 대신했던 몸매 다부진 50대의 돌격대원이 그를 불러놓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눈을 슴벅이며 닭알침을 꿀꺽 넘기였다.

그무렵이였다.

로철정은 구룡언제쪽의 행길로 달려오는 장대식상좌의 승용차를 띄여보았다.

차가 등성이아래에서 멎어서고 장대식이 씨엉씨엉 걸어올라오자 십여명의 군인건설자들이 마주 달려내려갔다. 대형불도젤운전수를 비롯한 중기계운전수들이였다.

《상좌동지! 중기계분대는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고있습니다!》

《수고들 합니다.》

그들은 호탕하게 웃으며 거수경례를 주고받았다.

미경은 가슴을 울렁거리고있었다.

그는 입속으로 조용히 《아버지!》 하고 뇌이면서 은연중에 동진의 팔을 꽉 부여잡았다.

처녀의 얼굴은 환희로 붉게 물들었다.

신동진은 여느때없이 기쁨에 젖은 미경이 자기의 팔을 꽉 붙잡고있는것을 슬며시 떼여놓으며 그 모양을 주위의 동무들이 볼가봐 어색해했다.

장대식은 발파지휘탁에 이르러 구두뒤축을 딱소리나게 마주치며 오른손을 절도있게 올려 거수경례를 했다.

《책임자동지! 안녕하십니까?》

로철정도 고개를 숙여 인사하였다.

《와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중기계군인동무들이 많은 일을 해제끼였습니다.

대발파준비에도 도움을 주었고요.》

로철정의 인사말에 장대식은 매우 흡족한 인상으로 대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철정이 문득 장미경을 띄여보고나서 얼굴을 환히 밝히며 말했다.

《아, 참 미경이를 찾았댔지요. 저기 있습니다. 이름난 처녀혁신자입니다.》

장대식은 빙그레 웃으며 미경이쪽으로 얼굴을 돌리였다.

순간 그는 몰라보게 달라진 딸의 모습을 미덥게 바라보면서 선듯 걸음을 놓지 못하였다.

넓어진 어깨폭이며 처녀티가 완연해진 숙성한 얼굴, 커지고 억세여진 두손.…

귀여운 오목눈과 끝이 살짝 쳐들린 코며 량볼이 감실하게 그을은 딸애의 변모된 모습을 정겹게 여겨보는 대식의 얼굴에는 기쁨이 차넘쳤다.

그는 딸애의 잔등을 정답게 어루쓸며 대견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몰라보겠구나. 이 강원땅이 부모슬하를 떠난 너를 이렇게 억세게 키웠구나.》

그는 장알이 박힌 미경의 손을 매만지며 로철정을 바라보았다.

《책임자동지! 우리 애를 룡으로 키웠구만요. 고맙습니다.》

《원, 무슨 말씀을 미경이야 철령마을에 태를 묻은 군관의 딸이 아닙니까?》

그 말이 장대식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준듯 했다.

대식은 고개를 연방 끄덕이면서 한없는 긍지에 넘쳐있었다.

그무렵이였다.

수천명 돌격대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하늘빛소형차 한대가 언제건설장의 등성이우로 올라섰다. 로철정은 의아한 눈길로 그쪽을 바라보았다. 전혀 예견치 않았던 자동차였다.

차가 멎자 몇사람이 서둘러 내렸다.

제일 첫눈에 뜨이는것이 동작이 느릿한 안해 정금의 모습이였다. 뒤이어 내린것은 몸가짐이 발랄한 경란이고… 다음은 약혼식을 한 뒤에 막내딸과 함께 인사하러 왔던 끌끌한 젊은이였다.

언젠가 경란이와 전화할 때 30만산대발파의 폭음으로 축포성을 울려 주마고 했던 일이 생각났다.

철정은 눈굽이 쩌릿해났다.

그 사연을 전해들은 박경진비서가 경사에 경사가 겹친셈이라며 기뻐마지않았다.

《아 참, 일이 그렇게 된걸 우린 아직 모르고있었구만요.》

로철정도 어줍게 미소했다.

《나도 그만 감감 잊고있었습니다.》

철정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5분전이였다.

도폭선의 련결상태며 발전기와 스위치의 정상상태를 다시한번 깐깐히 조사확인한 시공일군들이 담당한 부분들에서 이상이 없다는것을 허금호에게 보고하였다.

허금호가 로철정에게 최종적으로 곧 발파를 시작하겠다고 보고하였다.

철정은 허금호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격정에 넘친 눈길로 바라보았다.

철정은 이내 손목시계를 보았다.

초침은 쉬임없이 정각 12시에로 육박하고있었다. 철정은 시계의 초침소리가 분명 자기 심장의 높은 고동소리와 함께 앞으로 질주하는듯 싶었다. 그는 온몸을 불사르는듯 하는 흥분을 지긋이 누르면서 크게 숨을 들이그었다.

그리고는 5초를 남겨두고 자신에게 예령을 주었다.

《주의!》

시간은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군중은 숨소리마저 죽이고 하늘높이 우뚝 솟아있는 30만산을 주시하고있었다.

철정은 그 짧은 순간에 오늘을 앞당기기 위해 헌신적으로 떨쳐나섰던 돌격대원들의 불굴의 모습들을 눈앞에 생생히 그려보았다.

드디여 초침이 정각에 이른 순간 철정은 뇌리에 부딪치는 높은 종소리를 듣는듯 했다.

《발파!-》 하는 그의 최후의 구령을 주위에 둘러선 허금호를 비롯한 발파지휘원들과 돌격대원들이 합창으로 따라 웨쳤다.

순간 로철정은 왈칵 솟구치는 격정과 환희로 하여 백배해진 온몸의 힘을 오른손에 모아 스위치를 힘있게 돌리였다.

그 순간이였다.

번쩍이는 섬광이 어마어마한 장검마냥 날카롭게 30만산중턱을 찢어 발기더니 우르릉, 콰쾅- 하는 대폭발의 굉음이 귀를 멍하게 했다. 폭음과 더불어 산의 밑둥이 강한 지각변동이라도 만난것처럼 허공으로 불끈 솟아오르는것 같더니 초자연의 억센 힘에 떠밀리운듯 구룡언제방향으로 맹렬하게 쏟아져내렸다.

30만산이 솟아있던 곳에는 하늘을 찌를듯 높이 휘감겨올랐던 먼지기둥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좀전까지도 하늘높이 솟아있던 30만산의 자태가 가뭇없이 사라져버린것이였다.

성공이다!

벅찬 환희의 감각이 강렬하게 심장을 툭 때리는 순간 철정은 두손을 번쩍 치켜들며 《만세!-》 하고 목이 터지게 웨치였다.

등성이에 모여선 군중이 한결같이 발을 구르며 하늘로 치솟듯 몸들을 솟구었다.

대발파의 폭음보다 더 요란한 함성이 마식령산발을 우릉우릉 울리였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 만세!-》

증폭기를 통하여 확성된 권춘옥의 구호가 울리자 전체 돌격대원들이 만세를 웨치며 기쁨에 겨워했다.

사람들의 경앙된 감정들이 숨김없이 터져나오는 격정의 순간을 철정은 잠시 눈주어 바라보았다.

수많은 붉은 기발들과 돌격대기발들이 춤추듯 좌우로 휘날리고 무수한 구호판들이 뜀뛰듯 오르내렸다. 인파는 끝없이 설레였다.

격정의 눈물을 휘뿌리는 돌격대원들속에서 오누이처럼 만세를 웨치는 신동진과 장미경의 열정적인 모습이 유표하게 눈에 띄였다.

행복에 젖은 장대식의 웃음지은 눈길이 대견하게 와닿는것도 모르는듯 그들은 부여잡은 두팔을 놓지 않고 기뻐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들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철정은 감격과 기쁨으로 샘솟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찍어내고있는 경숙과 그의 뜨거워진 한손을 정겹게 꼭 감싸쥔 아들 영훈의 정열적인 모습을 보았다.

그뿐이 아니였다. 30만산대발파를 끝낸 뒤 현장에서 결혼식상을 받게 되여있는 열쌍의 청춘남녀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희열에 넘쳐 울고웃는것이였다. 지금껏 마음속에만 품어왔고 어느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사랑의 감정이 이 격동적인 순간에 폭발한것이였다.

대발파의 매연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군중은 구룡언제가까이에 옮겨앉은 수십만톤의 장석과 혼석무지를 보며 환성을 그치지 않았다.

7초밖에 안되는 짧은 순간에 대형자동차 수십대가 석달열흘이 넘어도 할수 없는 엄청난 일을 해제낀것이였다.

장대식상좌는 그때까지도 정겹게 두손을 부여잡고 기쁨에 들뛰는 사랑하는 외동딸 미경이와 듬직한 신동진을 대견히 바라보았다.

미경이, 네가 부모슬하를 떠나 5년세월에 몰라보게 자랐구나.

제스스로 훌륭하고 의젓한 배우자를 선택했으니 부모들은 만시름을 놓게 되였구나.…

로철정은 장대식의 흔연하고 기쁨에 밝아진 얼굴에서 이런 속대사를 읽었다.

허금호가 성준의 어깨를 붙안고있다가 성큼성큼 철정에게 다가왔다.

그는 뜨겁게 달아오른 두손으로 철정의 손을 꽈악 움켜쥐였다. 빗나갈번 한 자기의 걸음을 바로잡아 떳떳한 삶을 누릴수 있게 하여준 철정에 대한 고마움이라고 할가.…

남궁일이 한없이 밝아진 얼굴로 로철정의 앞에 이르렀다.

《로철정동무, 내 수력건설 40년세월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요. 난 정말 강원땅사람들한테 반했소.》

《국장동지가 잘 도와준 덕이지요.》

철정의 말에 궁일은 설레설레 도리를 저었다.

권춘옥의 선동방송도 드디여 마감을 지었다.

관중속에서 돌격대원들과 함께 웨치며 목이 꺽 잠겨버린 박경진비서가 성큼성큼 걸어가 권춘옥앞에 다가섰다. 비서의 마음을 헤아린 춘옥이 마이크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경진비서는 심호흡을 크게 들이긋고나서 웅글은 목소리로 웨치였다.

《동무들! 우리는 이겼습니다. 장군님께서 안겨주신 불굴의 정신력으로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박경진의 웨침에 이어 군중은 또다시 들뛰며 《만세!》를 웨쳤다.

하나 리경숙만은 문득 선자리에 굳어지며 커다란 충격을 안은듯 가슴을 움켜잡았다.

이 인간들의 불굴의 정신력, 그것을 계산하지 못했던 자기의 오산된 콤퓨터모의건설을 돌이켜보며 부끄러워하고있는지도 몰랐다.

박경진비서가 로철정과 허금호가 나란히 서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미소를 머금은 비서의 정찬 눈빛이 인상깊게 안겨왔다.

박경진은 로철정과 허금호를 믿음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확신성있는 어조로 말했다.

《건설의 로장들이 꿋꿋이 서있는것을 보는것이 제일 기쁩니다.

위대한 장군님의 뜻대로 강원땅을 인민들이 살기 좋은 지상락원으로 일떠세우려면 새 세대 일군들과 함께 아직도 힘과 활력이 있는 로세대들이 대오의 앞장에서 이끌어야 합니다. 나는 무엇보다도 혁명의 갖은 시련과 난관을 꿋꿋이 헤쳐온 동지들의 정신력을 귀중히 여깁니다. 동지들을 볼 때면 굴함없는 정신력을 지닌 인간이야말로 영원히 살아있는 생명을 지니게 된다는 확신을 지니게 됩니다. 이전 책임비서 최원익동지처럼 말입니다.》

로철정과 허금호는 커다란 공감을 지니고 마주보았다.

허금호는 몸은 살았어도 참다운 생명을 저버린 인생이 될번 한 자신을 자책하며 말했다.

《비서동지! 당의 믿음을 저버릴번 한 절 꾸짖어주십시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렇게 대오의 앞장에 서있지 않습니까! 허허.》

박경진의 너그러운 웃음에 허금호와 로철정도 따라웃었다.

로철정이 허금호의 두손을 굳게 잡으며 말했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안겨준 위대한 장군님을 힘이 진할 때까지 받들어모십시다.》

박경진도 로철정과 허금호의 맞잡은 손우에 두손을 올려놓았다.

Facebook Twitter LinkedIn Google Reddit Pinterest KakaoTalk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