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12월 9일

남편이 사온 녀자


   옛날 어느 한 벽촌의 농군이 장을 보기로 하였다. 그가 떠나기에 앞서 안해가 부탁하였다.
   《빗을 하나 사다줘요. 꼭 잊지 말구요. 빗말이예요!》
   《어… 생각이 나겠나?》
   《뭐, 힘들게 있어요? 하늘에 있는 쪼각달을 바라보라요. 그럼 빗이 생각날거예요.》
   농군은 걸어서 열흘만에야 장에 들어갔다. 그는 2~3일간 왔다갔다하며 볼장을 다 보았다. 그때야 비로소 그는 안해가 무엇인가 부탁하였다는 생각이 났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은 보름달이라 둥그랬다. 그는 둥그런 거울을 샀다.
   그는 또 열흘을 걸어서 집에 돌아왔다. 그는 사가지고 온 거울을 안해에게 주었다. 안해는 평생 거울이라고는 처음 보는 녀자라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고는 악 소리를 치며 제 친정어머니한테 달려가 울음을 터뜨리며 고해바쳤다.
   《어머니, 좀 보라요. 주인이 거리에 나가 나보다 더 고운 녀자를 데리고왔어요!》
   어머니는 거울을 제 얼굴 가까이에 대고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얘, 아니다. 걱정말아라. 쪼꼬만 늙은 로친네를 데려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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