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6(2017)년 3월 31일

돈 스무냥

 

옛날 어느 한 마을에 가난한 농부가 살았습니다.

그는 살림이 너무 가난하여 짚신을 삼아 팔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어느날 농부는 그동안 삼은 짚신을 읍에 있는 장에 나가 두냥에 팔고 돌아오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마당에서 조금 벗어난 굽인돌이길에서 붉은 돈주머니를 줏게 되였습니다. 돈주머니속에는 돈 스무냥이 들어있었습니다.

《스무냥이면 적지 않은 돈인데 누가 잃었을가? 임자를 찾아 돌려주어야겠군.》

농부는 자기가 잘 아는 근처의 주막집을 찾아가 주인에게 돈주머니를 맡겼습니다.

농부는 그 돈주머니에 짚신을 판 돈 두냥도 함께 넣어 맡겼습니다.

그리고나서 그 돈주머니임자를 찾으려고 온 장마당을 다 돌아다녔습니다.

해가 질 때까지 찾아다녔으나 임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농부는 주막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면서 생각하였습니다.

(돈주머니를 잃은 사람은 얼마나 안타까울가?) 

그때 잔등에 짐을 잔뜩 짊어진 장사군 한사람이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허둥지둥 달려오고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농부는 무엇인가 생각되는것이 있어 물었습니다.

《이보시우. 무엇을 잃어버리지 않았나요?》

그러자 장사군이 안절부절 못해하며 말했습니다.

《예. 소를 판 돈을 몽땅 잃어버렸수다. 이 일을 어쩌면 좋담. 후유―》

이 말을 듣고 농부는 다시 물었습니다.

《몇냥이나 잃어버렸나요?》

《스무냥이웨다.》

《그 돈을 어디에 넣어두었댔습니까?》

《붉은 돈주머니에 넣어두었지요.》

그 말에 농부는 이 사람이 돈주머니임자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거듭 물었습니다.

《잃어버린 돈이 꼭 스무냥인가요?》

《틀림없이 스무냥이웨다.》

그제야 농부는 임자를 찾았다고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이제야 겨우 돈주머니임자를 찾았군. 그 주머니는 내가 주어서 주막집에 맡겨놓았으니 안심해도 되겠수다.》

《정말입니까?》

돈주머니임자는 꿈인지 생시인지 너무 좋아 어쩔줄 몰라하였습니다.

《자, 같이 가기나 합시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돈임자는 농부에게 몇번이나 절을 하며 기뻐하였습니다. 두사람은 주막집으로 갔습니다.

농부는 주막집주인에게 맡겨두었던 돈주머니를 돌려받았습니다.

《이 돈주머니가 틀림없지요?》

《예, 맞습니다. 아이구, 이제야 찾았구나.》

돈임자는 돈주머니를 덥석 받으려 하였습니다.

《잠간만! 이속에는 내 돈 두냥도 같이 들어있으니 꺼내야겠습니다.》

농부가 이렇게 말하며 그 돈주머니에서 돈 두냥을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돈임자가 갑자기 얼굴을 찡그러뜨리는것이였습니다.

《아, 참 아까는 내가 잘못 말했소. 스무냥이 아니라 스물두냥을 넣었댔소. 그러니 그 두냥도 내것이요. 이리 주시오.》

이 말에 농부는 그만 아연해졌습니다. 임자를 찾아 온종일 뛰여다녀서 돈주머니를 돌려주니까 이제 와서는 자기가 짚신을 판 돈까지 제것이라고 우기니 억이 막혔던것입니다.

화가 난 농부는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니, 여보시오. 아까는 분명히 스무냥이라 하지 않았소? 이 두냥은 내가 짚신을 판 돈이요. 이제 와서 스물두냥이란 웬 도깨비같은 소리요?》

그러자 돈주머니임자도 수그러들지 않고 우겨대는것이였습니다.

두사람은 끝까지 다투다가 고을원에게 찾아가 송사를 걸기로 했습니다.

주막집주인도 증인으로 따라갔습니다.

고을원은 세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런 다음 엄숙하게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신들의 말은 다 옳은것 같소. 돈주머니를 잃은 사람은 스물두냥이라고 했고 농부는 스무냥을 주었다고 했소. 그렇다면 저 농부가 주은 돈주머니는 다른 사람의것이 분명하오. 그러니 그 붉은 돈주머니는 농부가 가지고있다가 진짜임자를 찾아 주도록 하시오. 그리고 돈을 잃은 장사군은 스물두냥이 든 돈주머니를 다시 찾도록 하시오.》

원의 판결을 받은 세사람은 관가를 나섰습니다.

그제야 돈주머니임자는 계단밑에 주저앉으며 한숨을 내쉬였습니다.

《아이쿠, 내가 은혜도 모르고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이 꼴이 되였구나.》

결국 돈주머니임자는 마음씨 착한 농부의 돈을 탐내다가 제 돈마저 잃고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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