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꺼지지 않는 불빛
때는 가을이라 퇴색한 나무잎들이 길바닥에 듬성듬성 떨어져 딩구는데 그것또한 독특한 정서를 불러오면서 가을저녁의 상쾌함을 돋구어준다.
퇴근길에 오른 이 저녁 사람들의 마음은 기쁘기만 하다.
하루를 높은 실적으로 값있게 보냈다는 기쁨, 가정의 단란한 행복이 기다리고있다는 생각, 오늘도 보람찼지만 래일은 더 멋있게 하루를 가꾸리라는 결의…
년령도 직업도 성격과 취미도 천태만상인 매 사람들의 개별적인 감정을 이러루한 일반적인 표현으로 다 담아낸다는것은 힘든 일이다. 명백한것은 창조로 불꽃튀고 환희로 들끓으며 행복으로 단장된 내 나라의 저녁이여서 모두의 퇴근길이 이렇게 기쁘다는것이다.
허나 단란한 분위기에 휩싸인 집집의 창가마다에 행복과 기쁨이 넘쳐날 때 온밤을 밝히며 꺼지지 않는 불빛이 있다.
그 불빛은 룡남산언덕에 높이 솟아 유난히도 빛나는 대학전자도서관의 불빛이다.
과학의 첨단우에 기어이 올라서려는 이 나라 대학생들의 뜻과 의지가 꺼질줄 모르는 저 불빛에서 다 어려온다.
이 땅의 대학생들은 새것이 없는 창조, 혁신이 없는 공론, 사색이 없는 열매를 바라지 않는다. 그 무엇을 창조하든, 그 무엇을 발명하든 그것이 세계최고의것으로 되여야 한다는 오직 한생각, 조선을 세계만방에 빛내여야 한다는 불타는 열망으로 한밤을 지새우는 우리의 청년대학생들이다.
이밤 그들이 밝히는 하나하나의 불빛들이 모이고 합쳐져 무궁토록 이 조선을 부강케 하는 창조의 불, 투쟁의 불이 세차게 지펴지는것 아닌가.
부패와 타락의 대명사로 사회의 불안이 되고 범죄의 나락에 굴러떨어져 그 장래가 암울하기 그지없는 다른 나라 청년들의 모습에 비해볼 때 너무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빛나는 대학도서관의 불빛들, 위대하고도 따사로운 태양의 광원이 있기에 절대로 꺼지지 않을 애국과 충정의 불빛들.
생각도 깊어지는 퇴근길에서 나는 다시금 확신한다.
끝없이 용솟음치는 청춘의 힘과 의지를 안고, 더더욱 눈부실 미래에 대한 락관에 넘쳐 첨단의 세계를 향해가는 이 나라 대학생들의 마음의 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다는것을.
유남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