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8일
추천수 : 0

축전장에서 다시 만난 은인들

 

얼마전 나는 제3차 전국조각, 공예축전이 진행되는 옥류전시관을 찾았다. 끝없이 흘러드는 사람들의 물결에 섞이여 축전장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작품들을 감상하고있었다.

사람들의 문화수준이 날로 높아가고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나도 축전장을 돌아보았다. 청단군 민송고급중학교 소학반학생의 수지공예 《웃음꽃피는 동물원》과 원산시 봉춘유치원의 어린이가 만든 색진흙공예 《풍년자랑》은 10대미만의 어린이들이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착상도 재간도 너무도 뛰여났다. 당의 품속에서 재능을 활짝 꽃피우는 어린이들과 학생소년들의 기쁨넘친 모습들이 공예작품들마다에 비껴있는것 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하나의 작품앞에서 나는 오래도록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나무조각 《조국보위전, 인민사수전》이였다.

당중앙의 특별명령을 받아안고 수도의 약국들에 파견되여 헌신분투하던 조선인민군 군의부문 전투원들의 모습이 눈앞에 어려왔던것이다.

떠난지 벌써 3달이 되여오지만 언제한번 잊은적 없는 군의부문 전투원들.

어찌 잊을수 있겠는가. 지난 6월 3일 저녁 아버지는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운신조차 할수 없게 되였다. 나이가 일흔이 넘었고 또 몇해전 심근경색을 경과한적이 있어 아마도 합병증이 왔을것이라는 생각밑에 나는 무작정 약국으로 달려가 군의부문 전투원들부터 만났다. 그들은 즉시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상태를 보고 필요한 약을 구입하러 약국들을 찾아다녔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헌신하던 그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필요한 약을 구입한 군의부문 전투원들이 우리 집에 다시 들어선것은 자정이 넘어서였다. 소낙비를 맞은것처럼 얼굴과 군복에서는 땀이 아니라 물이 뚝뚝 떨어지는것 같았다. 친자식도 아닌데 그들은 약을 구입하고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걸어다닌것이 아니라 뛰여다녔던것이다. 생사를 판가리하는 전투마당에 나선 화선용사들 모습그대로 군의부문 전투원들은 인민사수전에 자기의 모든것을 깡그리 바치였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사랑이 아버지의 피줄로 흘러들고 우리 군대의 정이 스며들고있을 때 정말이지 온 가정이 울었다. 사실 그들은 그때 저녁식사도 하지 못했다. 요기라도 좀 하라고 했지만 아버지가 소생하기전에는 그럴수 없다며 만류하던 그들이였다. 이렇게 온몸이 푹 젖은것도 잊고 지어 배고픔도 잊은채 아버지옆에서 밤을 밝히여 끝내는 소생시켜주었던것이다.

인민들에게 페를 끼칠가봐 새벽에 조용히 떠났다지만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있는 군의부문 전투원들, 그들을 오늘 여기 축전장에서 다시 보는것만 같아 저도모르게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비록 크지 않은 소박한 나무조각이지만 나에게는 단순한 조각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우리 원수님의 숭고한 뜻을 앞장에서 관철한 영웅들로, 우리 가정의 은인으로 안겨왔다.

그날 나는 헤여지기 아쉬운 마음으로 축전장을 나섰다.

만경대구역 갈림길2동 주민 정인옥

Facebook Twitter LinkedIn Google Reddit Pinterest KakaoTalk Naver  
 
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