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석처럼, 뿌리처럼
누가 말했더라 세월을 이기는 장수 없다고. 어길수 없는 생활의 법칙으로만 여겨온 이 말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문평제련소에 대한 취재길에서 공훈기계제작공인 작업반장 리연식동무를 만났을 때였다.
후리후리한 키에 넘치는 패기와 열정은 나로 하여금 그의 나이를 짐작할수 없게 하였다.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한 헌신에서 더없는 삶의 보람을 느끼며 좋은 날, 행복했던 시기는 물론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때에도 자기의 초소를 굳건히 지켰고 언제나 어렵고 힘든 일에 앞장서며 일흔고개를 훨씬 넘긴 오늘까지 변함없는 한길을 걷고있는 리연식동무, 그를 두고 직장과 공장의 많은 사람들이 《쉽지 않은 아바이》라고 부른다.
20대 홍안의 그때로부터 50여년간 공장의 동음을 지켜가는 그의 모습은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그는 어디서나 흔히 만날수 있는 평범한 로동자이다. 가정에 들어가면 이제는 대학을 졸업한 손자들도 있다고 한다.
하다면 어떻게 그가 오늘까지도 저렇듯 로당익장하여 일터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떠받들리우게 되는것인가. 과연 무엇으로 하여 평범한 로동자의 한생이 그토록 아름답게 빛나는것인가.
일손을 함께 하며 어떻게 그렇게 정정한가고 그 비결을 묻는 나에게 리연식동무는 《몸소 공장을 찾아오시여 문평제련소는 우리 나라의 보배공장이라고 하신
그의 소박한 이야기에서 나는 한 로동자의 심장속깊이 간직된 보석같은 애국의 마음을 읽을수 있었다.
심장의 마지막박동까지도 자기 공장의 동음에 보태고 조국의 전진에 이바지하려는 참된 인간만이 스스럼없이 할수 있는 마음속 진정의 토로가 아닌가.
그렇다. 결코 세월이 가져다준 나이로만 헤아릴수 없는것이
공장구내길에 새겨가는 걸음이 더디여질세라, 기대와 설비마다에 바쳐가는 사랑과 열정이 식을세라 순간순간을 빛나게 살아가는 불같은 인간, 언제나 어머니조국의 고마움에 보답할 한마음을 안고 사는 의리의 인간들이 바로 우리의 로동계급이다. 인적드문 깊은 산중에서, 수천척지하막장에서, 외진 섬초소에서도 그 어떤 명예나 보수도 바람이 없이 오직 자기
그들의 나이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그들의 가슴속에 간직된 불같은 지향과 온 몸에 끓어번지는 애국의 열기는 하나같다. 세월은 그들의 머리우에 흰서리를 얹어줄수는 있어도 조국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치려는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푸르고 푸르러 젊음으로 약동하고있거니 어찌 세월을 이긴 장수라 하지 않으랴.
거연히 솟은 기념비들을 억세게 고이고있는 초석처럼, 하늘높이 치솟아 설레이는 거목의 뿌리처럼 묵묵히 애국충정의 길만을 변함없이 걷고있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 내 조국이 굳건한것이다.
려성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