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나는 취재를 위해 세포지구축산기지를 찾았다. 여름날씨라고는 하지만 눈포, 비포, 바람포로 유명한 여기 세포등판에서는 자연의 광란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있었다.
그러나 비가 오고 바람세찬 날씨에도 여기 세포등판에서는 청춘의 활기가 차넘치고있었다.
염소떼, 소떼를 몰아가며 터치는 방목공처녀들의 웃음소리, 정성껏 풀판을 가꾸어가며 부르는 청년들의 노래소리…
만나는 사람들마다 세포등판이 젊어졌다고, 전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여기 청춘풀판으로 달려나온 이후 생산실적이 배로 뛰여올랐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평양처녀 오은심 오늘계획 170% 수행》, 《우리는 청춘, 우리의 조국도 젊다》, 《바친것 없이야 그어이 청춘을 말하랴》…
눈에 띄우는 속보판을 보아도 여기 세포지구가 온통 청년판으로 들끓고있다는것이 확연히 알렸다.
재작년에 탄원진출하여 이곳 세포군 리목목장 청년작업반에서 일하고있는 청년들은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이 등판은 토심이 너무 얕아서 무슨 풀씨든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기 힘들다. 우리 역시 이 땅에 갓 뿌리내린 씨앗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하다면 한몸이 그대로 한줌 거름이 되겠다는 각오로 지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땅에 풀씨를 묻기 전에 먼저 애국심을 묻고 량심을 묻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느라니 바람세찬 등판에 든든히 뿌리를 내린 미더운 우리의 새세대 청년들의 모습과 함께 세포등판개척자들이 새겨넣은 글발이 눈앞에 안겨왔다.
《젊어지라 복받은 대지여》
청춘의 활력으로 세차게 끓어번지고있는 여기 등판에서 이 글발을 바라보느라니 많은 의미가 새롭게 안겨왔다. 이것이 어찌 세포등판만이겠는가.
등판에 올라 바라보는 저멀리 북방의 삼지연과 대홍단, 서해의 섬마을들, 북창의 대동력기지와 황철과 김철을 비롯한 대야금기지들, 온 나라 방방곡곡의 탄광들과 농촌마을들을 비롯하여 우리 시대 청년들이 달려나간 조국의 대지 전체가 끝없이 젊어지고있는것이 아닌가.
바로 이런 젊음의 약동, 쉬임없이 솟구치는 거세찬 활력이 오늘 내 조국땅을 떠받들고있으니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가슴뿌듯한 긍지인가.
나서자란 고향을 멀리 떠나 누구나 선뜻 가기 저어하는 일터와 생소한 고장들에 서슴없이 인생의 닻을 내리고 성실한 애국의 땀을 바쳐가는 새세대들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로쇠를 모르는 우리 조국의 혈기왕성한 젊음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있는가를 다시금 깨닫게 하였다.
그렇다. 어려울 때일수록 조국의 큰 짐을 앞장서 걸머지고 더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우리의 미더운 청년들이 있기에 내 조국의 모습은 날로 젊어지고있다. 그래서 내 조국의 미래는 더욱 밝은것이 아니랴.
이런 생각에 잠겨있느라니 문득 얼마전 남조선의 어느한 출판물이 청년들의 《지방탈출》로 인한 주민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지방소멸》위기가 심화되고있다고 개탄한 사실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에 의하면 지금 남조선에서는 지방의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간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하면서 남조선출판물은 농촌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있다, 이웃이 사라지고 땅이 사라지고있다, 손이 가지 못하는 황페한 마을이, 버려진 땅들이 서럽게 울고있다, 그래서 농촌의 가을은 두려움의 계절로 되여버렸다, 봄과 여름의 고단함을 위로해주던 가을은 농촌에서 사라져버렸다, 《래년에도 농사짓자》는 웨침이 가을의 절규가 되여버렸다고 개탄했다.
청년들의 버림을 받는 농촌마을들, 황금만능의 생활양식과 부익부, 빈익빈의 량극화를 비롯한 불치의 병으로 하여 무너져가는 남조선사회야말로 얼마나 어두운것인가.
정녕 숭고한 리상을 지니고 어렵고 힘든 전구로 탄원진출하는 미덥고 장한 청년들의 대오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것으로 하여 앞날이 밝은것이 우리 공화국의 실상이라면 청년들속에서 안일과 향락만을 추구하는것이 하나의 풍조로 되여 자기가 나서 자란 정든 고향마저 버리고 떠나가버리는 암담한 사회가 바로 남조선이다.
우리 조국이 그토록 젊어지고 앞날이 밝고 창창한것은 애국에 불타는 청춘들이 언제나 곧바로 가도록 길을 밝혀주고 발을 헛디딜세라 손잡아 이끌어주며 험난한 투쟁의 길에서 주저앉을세라 떠밀어주는 청년중시의
이런 생각을 더듬으며 세포등판을 바라보니 청춘풀판에서는 온갖 꽃향기가 더욱 짙게 넘쳐나는듯 했다.
가슴뿌듯한 격정이 가슴속에 차올라 머리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의 태양도 내 조국땅에 유난히도 눈부신 빛을 뿌려주는듯 싶었다.
박송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