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원산시에 갔던 나는 취재길에서 알게 된 처녀를 우연히 만나게 되였다.
때는 출근시간이라 사람들의 래왕이 많았지만 그를 쉽게 알아볼수 있었다. 아마도 그가 조선옷을 단정히 입고있었기때문이 아닐가 생각된다.
자주색치마저고리, 선들바람에 가벼이 날리는 저고리고름…
각이한 옷들을 차려입은 수많은 사람들속에서도 그의 옷차림은 류별나게 눈에 띄였고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민족적정서에 한껏 취하게 하였다.
그도 나를 알아보고 반기며 다가왔다. 인사를 간단히 주고받은 후 나는 처녀의 조선옷차림을 다시한번 살펴보았다. 성격이 쾌활한 그는 배우처럼 저고리고름을 살며시 들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이 치마저고리를 입은것이 어떻습니까. 나에겐 이 조선치마저고리가 제일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
《정말 보기 좋아요. 역시 우리 녀성들에게는 조선치마저고리가 최고예요.》
바쁜 출근시간이여서 우리는 후에 또 만나자는 짤막한 인사말을 나누고 헤여지게 되였다.
허나 조선옷을 입은 그 처녀의 모습은 나에게서 떠날줄 몰랐다.
존엄높은 조선민족의 한성원임을 떳떳이 자부할수 있게 하고 독특한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깃들어있어 우리 인민 누구나가 사랑하며 즐겨입는 조선옷.
우리 녀성들은 조선치마저고리를 입으면 저도모르게 긍지감을 느낀다. 그것은 조선민족의 한 성원이라는 자부심, 우리 조국을 더욱 빛내이려는 결심으로부터 생기는것이다.
이것이 우리 식의 멋과 향기가 풍기고 민족적정서가 넘쳐나는 우리 생활이다.
자기의것에 대한 사랑을 지니고 아름답게 빛내여가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 우리 생활에 민족의 향취가 한껏 넘쳐나는것 아니겠는가.
그 처녀와 헤여져 걸음을 옮기는데 나의 눈가에 조선치마저고리를 입은 생기발랄한 처녀들의 모습이 또다시 안겨왔다. 마치도 해빛밝은 거리에 피여난 아름다운 꽃송이들을 방불케 하였다.
우리 식, 우리 멋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뿌듯이 느낄수 있었다.
리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