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동생들이 만든 운하모형을 보며》를 감흥깊게 읽었습니다.
조국의 기둥감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방불하게 그려지고 십여년전 조국을 방문했을 때의 나날들도 떠오르겠지요.
그중에서도 평양시 교외에 위치한 어느 유치원에 갔을 때의 일은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생기발랄하고 명랑한 아이들이 서로 다정하게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마음이 밝아지던 일, 경탄을 자아내는 신동들의 가지가지 재능들…
제일 잊혀지지 않는것은 처음 보는 나를 반기며 인사하는 아이들의 맑고 명랑한 웃음이였고 《낯선 사람을 보고도 저렇게 웃다니…》하고 중얼거리는 나를 아연함과 지어 노여움이 섞인듯한 눈길로 바라보던 유치원교양원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때 나는 내가 사는 자본주의사회, 특히 남조선사회에서 어린이들의 처지가 얼마나 비참한가에 대하여 꽤 오래동안 설명을 하지 않으면 안되였습니다. 말을 배우자마자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무작정 소리를 쳐야 한다.》, 《설사 아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따라가거나 차를 타면 안된다.》라는 식의 교육을 매일매시각 받아야 하는 아이들, 유치원때부터 랭혹한 경쟁에 시달리면서 서로를 《친구》가 아닌 《적수》로 생각하도록 강요당하는 가슴아픈 현실에 대해서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폭증하기만 하는 아동학대범죄, 유해로운 식료품들, 아이들을 타락시키는 전자오락과 각종 편집물들에 대해서도.
한참동안 나의 말을 듣던 유치원교양원은 말했습니다.
《사회가 나쁘면 아이들이 제일 불쌍하지요. 아이들이 불쌍한 사회가 따뜻할리 만무하구요.》
그리고는 즐겁게 뛰여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혼자말처럼 《듣고보니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좋은 사회에서 복을 누리는것인가요.》라고 하더니 이윽고 《이렇듯 고마운 사회주의조국을 지켜주고 가꿔가시는
그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공급되는 젖제품, 책가방과 교복, 학용품들, 서로 돕고 이끌면서 가장 참되고 아름다운것만을 배우며 건전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후대들을 위하여 베풀어주시는
그 사랑이 있기에 조국의 앞날은 창창하며 무궁번영할 민족의 미래는 꿋꿋이 담보된다는 진리를 누구나 확신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끝으로 본의아닌 실례를 범한 나를 이상하고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던 유치원교양원의 모습을 또 한번 즐겁게 회억합니다.
진달래-유럽